장애인에게 건강한 일자리를,
착한기업 ‘크린산업’
춘천 소재 비닐 제조업체, 예비사회적기업
60% 이상 장애인 고용, 장애인표준사업장
▲크린산업 전경
‘일은 사람에게 의미와 목적을 제공하며, 일이 없다면 삶은 헛헛하다.(Work gives you meaning and purpose and life is empty without it.)’
루게릭병을 극복한 현대 과학의 아이콘이자, 장애를 극복한 위대한 인물로 기록된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이 남긴 말입니다. 사람답게 살며 삶을 희망으로 채우는 ‘일하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요. 그가 서서히 몸이 굳는 치명적인 병을 앓으면서도 광활한 우주를 자유로이 날아다닐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삶을 사는 원동력이 되는 ‘일하는 기쁨’은 많은 제약들로 인해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는 더욱 소중합니다. 오늘은 장애인들에게 건강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며, 이들의 삶을 기쁨으로 충만하게 하는 춘천 소재 착한기업 ‘㈜크린산업’을 찾아가 봅니다.
▲크린산업 공장 내부
춘천시 퇴계동 퇴계농공단지 내 입주해 있는 크린산업은 압출기, 배합기, 인쇄기, 제단기, 프레스 등의 기계설비를 보유하여 ▲종량제봉투 ▲일반쓰레기봉투 ▲ 쇼핑백 ▲연속비닐 ▲우산봉투 ▲농업용비닐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입니다.
2017년 4월 1일, 강원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고, 같은 해 11월 3일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은 기업입니다.
“2015년 창업한 크린산업은 여성기업이자 예비사회적기업이고,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았다는 것, 세 가지가 기업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어요. 세 명으로 출발한 기업은 현재 대표자 포함 21명이 근무하는 기업으로 성장했고, 이 중 60% 이상이 장애인이에요. 또 취약계층인 고령자 두 분도 함께 일하고 있어요.”
이시윤 크린산업 실장은 첫 출발부터 장애인 우선고용을 소셜미션으로 삼아 온 기업의 발자취를 조근조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쪽에서도 장애인 우선고용 사례가 적다 보니 저희를 많이 지지하고 격려해 주고 계세요.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으려면 3개월 이상 지속 근무한 장애인 근로자가 10명 이상이어야 하는데, 저희는 한 명씩, 한 명씩 고용인력을 늘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증을 받게 됐어요. 목표했던 바가 아니었으니 아직까진 이로 인한 지원이나 혜택을 받은 것도 없고요. 장애인 고용창출은 저희 기업이 추구하는 당연한 일이에요.”
김지수 크린산업 이사는 대신 ‘우수단체표준제품확인서’는 벽에서 떼어 자랑스레 보여주었습니다. 전국에 비닐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는 200여 곳이 있는데 ‘우수단체표준제품확인서’를 받은 곳은 50곳 남짓이라고 설명합니다.
▲왼쪽부터 이시윤 실장, 김지수 이사
“‘우수단체표준제품확인서’가 있어야 조달청에 등록할 수 있어요. 확인서가 갖춰짐에 따라 공공구매 영역으로의 문이 활짝 열렸고, 현재 조달청을 통해 종량제봉투, 재사용 종량제봉투, 음식물쓰레기봉투 등 3종을 제작·납품하고 있어요.
저희 제품은 주로 서울 쪽에 납품돼요. 강원권이나 지역 내 홍보도 참 많이 하는데, 오히려 지역에서만 구매가 없다 보니 조금은 서운한 마음도 들어요. 우수한 품질은 물론이거니와 직접생산과 물류비용 축소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지역 물품을 이용하지 않는 건 사회적기업이나 장애인고용 기업에 대한 인식 부족과 무관심에서 비롯되는 건 아닐까 하여 씁쓸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김지수 이사와 함께 공장도 둘러보았습니다. ‘압출공정’을 통해 아주 조그만 비닐 원료로 원단을 생산하고 동판을 이용해 비닐 원단에 다양한 디자인을 인쇄하는 ‘인쇄공정’이 빠르게 돌아가는 기계설비만큼 숨가쁘게 진행됩니다. ‘가공공정’을 통해서는 인쇄된 비닐 원단을 원하는 규격과 특징에 맞게 가공하죠. 특히 강원도에서는 크린산업에서만 제조한다는 우산비닐 공정은 더욱 눈길이 갑니다.
“공장에는 중증발달장애인과 청각장애인 등 다양한 분들이 근로하고 계세요. 요즘 고민은 전문인력을 고용해 장애인근로자들에게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은데, 전문인력들도 고령이다 보니 디지털 매체를 통한 소통이 어렵다는 거예요. 기술적인 세부 사항을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수화통역사를 구하고 있는데,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력 자체가 없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네요.”
▲작업 풍경
김지수 이사는 중증장애인과 일할 때 발생하는 번거로움에 대해서는 모르고 고용한 것이 아니니 힘들 것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단순한 작업이 반복되는 연속비닐 제작의 경우 중증장애인 3명이 함께 하는데, 수량을 세지 못하다 보니 수시로 수량을 확인해도 넘치거나 부족하게 포장되는 경우도 있다며 웃습니다.
아무리 간단한 작업이라도 끝없이 교육을 반복해야 하지만 미(美) 동부로의 안정적인 수출판로가 확보되고, 납품처 물량도 늘어남에 따라 장애인 인력을 최대 20여 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계설비도 늘어나는 만큼 내년쯤엔 공장 이전도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크린산업의 눈부신 성장을 절로 응원하게 됩니다.
주소 : 강원도 춘천시 퇴계공단길 49-7
홈페이지 : http://www.i-clean.co.kr/
주문·상담 : 033-241-7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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