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고성·홍천 지역자활센터,
유쾌하고 짠내나는 상품개발 STORY ➁
○ 함께 하는 분 : 김진광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사업기획부 과장
김지윤 고성지역자활센터 팀장
강윤우 강릉지역자활센터 팀장
김성식 홍천지역자활센터 팀장
○ 때와 곳 : 2018년 11월 30일 /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소회의실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강원도 고성, 강릉, 홍천 등 3개 지역자활센터의 신규상품 개발 스토리를 간직한 실무자들의 이야기로 유쾌하게 진행됐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막바지에 치달아 자활 현장의 진솔한 경험이 우러나면서 실무자들의 찐~한 공감의 현장으로 변모하기도 했습니다.
“해마다 실무자 워크숍으로 얼굴을 대면해도 이렇게 내밀한 이야기까지는 처음 해 본다”며 인터뷰 소회를 털어놓는 실무자들의 의견에 더해, 광역자활센터에서도 실무자 간 공감의 장을 고민해 보겠다며 마무리된 이번 공감토크! 궁금하시죠?
그럼, 강원도 3개 지역자활이 기획한 신규상품과 개발 스토리를 간직한 실무자들이 한 곳에 모이는 이례적인 자리를 다룬 <강릉·고성·홍천 지역자활센터, 유쾌하고 짠내나는 상품개발 STORY>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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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품개발 과정에서 제일 어려운 점은?
김지윤)
하아~, 어려운 점을 물어보시니까 한숨부터 나오네요. 하하하. 지역자활센터를 오래 다니다 보니까 가끔은 제가 사회복지사인지, 농업인인지, 기업인인지 헷갈릴 정도예요. 주변 사람들도 업무 통화 내용을 듣고는 “너, 무슨 농사짓니?” 아니면 “사업하니?”라고 묻더라고요.
제일 우여곡절인 게 사업을 운영할 때 제조기술을 전수받을 참여주민을 고르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힘들게 제조기술을 배우고 익혔는데, “나 못하겠다.” 하고 사업단을 나가시면 다른 분이 처음부터 다시 제조기술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요.
몇 번 겪고 나니까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가려면 내가 배워야겠더라고요. 이전에 영농사업단 담당을 계기로 농업대학 졸업장을 득했고요, 하다하다 지게차 자격증까지 있어요.
김성식)
정말요? 하하하. 와~ 대단하세요.
▲김지윤 고성지역자활센터 팀장
김지윤)
그래도 이번엔 어액비 사업을 맡아주신 반장님이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있어요. 반장님이 70대 후반의 고령이신데, 손녀 같은 팀장이 처신머리 없이 왔다 갔다 해도 “우리 팀장님, 고생 많이 하셨는데 내가 이놈(어액비) 성공시켜 놓고 인수인계해 줄 때까지 열심히 할게.”라고 말씀해주세요. 힘들어도 이런 게 참 보람이에요.
강윤우)
한과사업단은 처음에는 제 몫이 아니었어요. 돌고 돌아 저한테 넘어왔는데, 본의 아니게 사업이 안착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과정에서의 실패를 계속 지켜보게 됐어요. 한과의 몸통이 되는 ‘반대기’라고 있어요. 이 반대기를 만드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데, 자활사업 특성상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반대기를 수시로 뒤집어 주는 일이 잘 안 되더라고요.
▲강윤우 강릉지역자활센터 팀장
지금은 초과근무도 하면서 제품을 완성하는데, 숱한 실패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봐 온 입장에서 상품이 나왔다는 데 우선 큰 의의를 두고 있어요. 참여주민들 고생하신 거 생각하면 뿌듯하고요.
강릉에서 한과로 유명한 곳들 대부분이 10년 이상의 업력을 갖고 있는데, 이곳들과 견주어 경쟁력이 없다고 여기지 않으니까 판로를 잘 닦아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려고 해요.
김성식)
다들 비슷한 마음인가 봐요. 저는 건강즙 상품개발 과정에 처음부터 참여한 게 아니라서, 여기 오기 전에 상품개발 전 과정에 참여했던 분들에게 “이러한 자리이니 이야기 좀 해주세요.”라고 말씀드리니까 “뭐, 내 새끼 하나 나온 거지.”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제품에 대한 애정도 크시고요.
홍천지역자활센터의 홍천쌀찐빵 사업단도 애정들이 참 많으세요. 옥수수, 단호박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고, 올해 10월에는 ‘아로니아 쌀찐빵’도 신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제품 개발도 꾸준히 하고, 하나씩 판매될 때마다 한마음으로 기뻐해요.
4. 출시 후에도 제품은 계속 보완되죠?
강윤우)
그럼요. 자연미한과의 경우, 상시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튀긴 한과’, ‘구운 한과’에 더해 ‘산자(유과의 일종)’, ‘약과’도 생산하게 된 거고요.
또 한편으로는 한과 기계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어요. 강릉 과수원과 연계해 과일 칩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하는데, 유아용 상품으로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포장도 열심히 고민하고 있어요.
김지윤)
이건 제 욕심인데요. 품질을 좀 더 강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지금은 기술제휴를 한 곳과 동일한 품질인데, 어액비 생산 업체 중에 액비에 다시마를 넣어서 특정 효과를 높인 곳이 있더라고요.
저희도 새로운 원료를 첨가해 보는 시도 정도는 충분히 해볼 수 있잖아요. 만든 후에는 실제 효과가 있는지 검증해 볼 수 있는 영농사업단도 운영하고 있고요.
▲김성식 홍천지역자활센터 팀장
김성식)
홍천지역자활센터는 잣잎양파즙 다음으로 도라지배즙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홍천 소재 건강즙 생산업체인 ‘파머대디’에서 실습이나 배합 등의 직무교육으로 상품력도 높였고, 원물도 정말 좋은 걸 사용해요. 저희 매장 외관에 원물을 전시해 두면 손님들이 “이 좋은 걸 즙을 내요?”라고 깜짝 놀라실 정도예요. 실제로 소비자 만족도도 높고요.
도라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로컬푸드를 사용하는데, 내년에는 ‘까마중’으로 건강즙을 만들어볼까 해요. 지역에 까마중 농장도 있고, 혈액순환에 좋은 열매라고 요새 많이들 찾으신다고 하더라고요.
▲김진광 강원도광역자활센터 사업기획부 과장
김진광)
3개 지역자활센터 외에도 평창지역자활센터의 다문화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쌀국수 사업단이나 춘천지역자활센터의 김 사업단 등 새로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곳들도 있어요. 3개 지역자활센터의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디어 단계부터 광역자활센터가 함께하는 ‘창업 인큐베이팅’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이전에 사업개발 모형이 주로 지역자활센터에서 아이템을 선정한 후 사업화를 해보고 싶다고 역제안을 하는 방식이었다면, 올해부터는 광역자활센터에서 아이디어나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지원을 결합하는 형태로 변화한 거죠.
5. 본인 경험을 살려 타 지역 실무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김지윤)
대부분 자활사업의 특수성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죠. 저 같은 경우엔 힘들어도 좋아서 선택한 일이니까 특별히 조언이랄 것도 없지만, 지역자활센터의 실무자는 다재다능하지 않으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또 사회복지사로서 참여 주민들의 마음을 보듬는 사례관리를 하면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니까 많은 에너지도 필요하고요.
열정도 많고 에너지 넘치다가도 반드시 고갈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런 고비들을 잘 겪어내서 새로운 에너지로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분들이 자활영역에서 오래 일하실 수 있어요.
강윤우)
각 지역자활센터의 사업단을 꾸리는 건 사업팀장들 몫인데, 사업운영보다 힘든 게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이에요. ‘참여하는 주민이 의지가 있느냐’에 따라 사업 방향이나 발전 양태가 달라지니까요.
만약 의지가 약한 분이라면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하고,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나누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하죠. 이분들에게는 생계가 달려 있는 문제니까 실무자로서의 책임감도 크고요. 참여주민들하고 많이 이야기하고, 실무자 스스로 본인의 마음가짐도 잘 다독여야겠죠.
김성식)
저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홍천지역자활센터로 옮겨온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매일매일이 항상 새로워요. 대부분의 복지영역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자활은 ‘관계’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마다 욕구가 다 다르고, 사업을 대하는 정도가 다 다른 와중에 평등하게 분위기를 잡아야 하고요. 앞에서 얘기한 게 뒤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경우도 많아요.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참여 주민들 사이의 이런 미묘한 관계들을 잘 풀어드리지 않으면 이게 작업장에까지 연결이 되어서 제품력에 확실히 영향을 미치게 돼요. 자활영역에 대한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참여 주민들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서로간의 위화감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김진광)
“상품개발 과정을 이야기해보자~” 하고 모였는데, 하다 보니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나오네요. 해마다 각 지역자활센터 실무자들이 모여 워크숍을 하는데, 연수과정이다 보니 속마음을 터놓기까지는 못했는데, 저도 오늘 자리를 통해 (인터뷰 기사에는 오프 더 레코드가 될 수밖에 없는) 속 깊은 현장의 고충을 듣게 되네요.
오늘 공감을 나눠주신 세 분 팀장님들께 감사드리고, 또 이번 계기를 통해 광역자활센터에서도 각 지역자활센터의 사업팀장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참여해 준
네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어렵다는
정답이 없는 문제에
가장 깊이 공감하는
자활일꾼들을
격려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번 공감토크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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